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난달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나서고 있다. 이에 미국 투자회사 등 업계에서는 모범적인 행보라는 반등을 내보였다.
지난달 2일 미국 투자회사 돌턴 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s)은 메리츠금융에 공식 서한을 보내며 “메리츠는 주주 친화 정책과 대규모 자산 배분 측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 역할을 하고 있고 대주주든 소액주주든 1주의 가치는 동등하다는 경영진의 기본 원칙도 신선하다”고 전했다.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자산운용사다. 1999년 아시아금융위기 시기에 미국에서 설립되어 아시아 시장을 전문으로 저평가된 가치주 발굴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부터 메리츠금융지주에 투자를 시작하면서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메리츠금융그룹의 대표적인 해외 기관투자자다.
앞서 메리츠금융지주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각각 편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효율적인 자본배분과 그룹사 임직원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작년 11월 21일 지배구조개편 발표 후 메리츠 3사의 주가는 다음 날 개장과 동시에 폭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음날에도 메리츠금융지주는 상한가 마감했으며, 화재와 증권도 각각 최고 18.53%, 12.27%까지 상승했다.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한 메리츠금융의 주주환원 정책도 눈에 띈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주로 배당 형태의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해왔다. 메리츠금융지주를 비롯한 화재, 증권 3사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성향(평균 30%대 수준)으로 대표적인 배당주로 시장에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메리츠금융은 배당만을 통한 주주환원만으로는 국내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해결과 실질적인 주주가치 극대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해진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1년 5월부터 배당을 축소하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확대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했다.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입하고 소각해 시장에 유통주식수를 줄임으로서 주당순이익(EPS)를 높여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메리츠 3사는 정책 도입 이후 현재까지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1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으며, 메리츠화재 역시 3번에 걸쳐 총 2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또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2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자사주 매입은 올해도 꾸준히 이어졌으며, 작년에 매입했던 자사주에 대한 소각도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