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참사 전 '신고 묵살'로 떨어진 경찰 신뢰… 이젠 회복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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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참사 전 '신고 묵살'로 떨어진 경찰 신뢰… 이젠 회복 좀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2.11.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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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건설사회부 기자.
최재원 건설사회부 기자.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과거 경찰은 ‘강압적인 이미지’가 있었다.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을 지나오며 고문 및 강압수사를 일삼아 왔던 데서 시작된 이미지다. 군사정권이 끝나고 민주주의 사회인 현재는 그런 이미지는 벗어났지만 ‘일 안하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지난달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할로윈을 맞아 모인 인파들이 사고를 당했다. 당시 경찰은 “압사 사고가 예상된다” 등 최소 11건의 신고를 접수했는데도 적절한 초동 조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용산경찰서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측하고 서울경찰청에 보고서까지 올렸는데 기동대 투입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 상황관리관들은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서 자리를 비우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대기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됐지만, 이같은 행태가 ‘관행’이라고 밝혀지며 경찰의 태만한 상황실 근무체계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심지어 특수본의 수사에 ‘셀프수사’라며 불신의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더불어 일선 경찰서에서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겠다는 것이 경찰청 단위까지 책임이 올라오는 것을 막으려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2일 고속도로를 순찰 중이던 암행순찰차가 화재 차량을 보고도 지나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갓길에 정차한 차량 운전자는 스스로 대피해 경찰과 소방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차량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진화됐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버스기사는 갓길에 버스를 세우고 자동차용 소화기를 꺼내 불을 끄기도 했다. 그러나 차량 과속 등을 단속하던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소속 암행순찰차도 화재 현장을 우연히 지나가고 있었지만 불타는 차량을 그냥 지나쳤다. 이에 지구대 측은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 경찰의 부실대응은 오늘내일의 일이 아니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에는 인천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한 빌라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해당 빌라에서 살던 40대 남성이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두르자 현장을 이탈해 도망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는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았다. 그의 남편과 딸은 얼굴과 손 등을 다쳐 전치 3~5주의 진단을 받았다. 결국 이들 2명은 부실 대응으로 해임됐다. 또한 흉기 난동 현장에서 부실한 대응으로 피해를 키운 경찰관들을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경찰 수사권이 조정된 지난해 1월 양부모의 학대로 입양 271일 만에 유아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어린이집 측에서 세 차례 가정폭력 의심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양부모의 말만 믿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또한 양부모에 대해 무혐의 처리로 사건을 종결시켰다. 결국 피해 아동은 온몸 골절 및 장기 손상 등으로 사망했다.

이제는 경찰이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았으면 한다. 국민들도 마냥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아니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경찰관들이 고군분투한 사실을 국민들도 알고 있고 이들에게 수고의 한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피해를 막고자 자신의 몸을 던지는 현장 경찰관들의 사연이 유튜브 등을 통해 전해지며 칭찬이 이어지기도 한다. 경찰을 향한 신뢰는 결국 진정성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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