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예출판사가 도구적 이성의 전면화로 황폐해진 현대 사회를 총체적으로 진단한 <도구적 이성 비판>을 문예 인문 클래식 시리즈로 엮어 새롭게 출간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호르크하이머는 긍정적 유토피아가 억압적 현실을 재생산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현대 사회를 부정하면서 희망적 미래를 상상케 하는 '부정의 유토피아'를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섣부른 희망보다 현대 사회의 야만성과 폭력성 그 자체에 파고들어 안티테제로서 희망을 그려냈다.
그가 문제 삼은 도구화된 이성은 목적이 아닌, 수단에만 관심을 둔다. 이익, 유용성만 고려해 이성의 능력과 적용 범위를 극적으로 축소한다고 보고 있다. 존재가 자기보존을 위한 수단으로만 이성을 활용하는 경향, 즉 도구적 이성이 활개 치는 경향이 가속할수록 소외된 민중의 내면에 쌓인 원한 감정의 크기도 커진다.
파시즘과 전체주의는 바로 이런 원한 감정에 호소한다. 민중의 원한 감정에 불을 붙여 폭발시킴으로써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정치 체제에 대한 지지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호르크하이머는 객관적 이성과 도구적 이성의 조화와 상호 비판으로 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암시한다. 또 계몽이 이성의 끊임없는 자기비판을 요구하는, 완결되지 않는 끊임없는 기획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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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기자 kjh@m-i.kr김종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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