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파트값 '예고된 하락'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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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파트값 '예고된 하락'의 시작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2.07.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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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건설사회부 기자.
최재원 건설사회부 기자.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고등학생 때 문과를 선택하면 사회탐구 과목 중 경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경제 수업의 첫날부터 배우던 것은 “경제는 등락을 반복한다”는 이야기였다. 경기(景氣)도 주가도 등락을 반복한다. 부동산도 비슷한 이야기가 적용되는데, 이를 ‘벌집순환모형’이라는 이론으로 집값의 등락 과정을 설명한다.

‘제로금리’ 시기 천정부지로 오르던 집값이 최근 변곡점을 넘어 침체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일단 사면 오른다”고 외치며 빚을 내서 구매했지만 결국 금리와 집값이 오르며 손해를 보는 모습이다. 그렇게 무리해서 집을 산 사람들은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서울의 경우 지난주 집값이 0.05% 떨어져 2년2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으며, 이는 8주 연속 하락을 보인 것이었다. 영끌족이 모여들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은 노원구가 0.13%, 도봉구 0.14%로, 강북구 0.13%로 소수점 이하 두 자릿수의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권에서도 하락세가 시작하며 서초구 외에는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구)’ 중 서초구만 하락세를 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는 보합을 4주 이어오던 끝에 3주 전 하락으로 전환했으며, 송파구는 9주 연속 하락이 이어졌다.

서초구의 집값은 예외적으로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오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서초구의 공인중개사들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거래절벽’을 호소하는 중이다. 매수세와 매도세 모두 멈췄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서초구에서 집값이 올랐다고 집계되는 이유는 신고가 경신 사례가 한두건 씩 나타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계 자료가 나오기 전 일단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기사를 준비하면 되던 시기가 있었다. 실제로 이같이 예상하고 자료를 받으면 실제로 집값이 올라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부동산 전문가들은 변곡점이 도래했음을 시사하며 “2022년 상반기면 서울에서 하락 전환하는 지역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의 하락세는 이미 예측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주변 지인들로부터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너는 건설‧부동산 기자라면서 집 안사고 뭐했냐” “이렇게 오르는데 대출 좀 당겨서 받아도 이득 아니냐” 등의 말이다. 심지어 “갭투자(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이 적은 집을 고른 뒤 전세 세입자를 구하고 그 주택을 매입하는 것) 안하고 뭐했냐”라는 말도 들었다.

어느 시점을 막론하고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어느 타이밍에 집을 사는 것이 좋은가”라고 물으면 공통적으로 대답하던 사항이 있다. 다들 특정 시점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집을 살 여건이 될 때”라고 대답한다. 원론적인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가장 적절한 답변이기도 하다. 결국 집은 ‘살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사야 한다. 이는 어떠한 자산에 적용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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