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스크 벗어달라? 민주당 아직 멀었다
상태바
[기자수첩] 마스크 벗어달라? 민주당 아직 멀었다
  • 조민교 기자
  • 승인 2022.04.04 13: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청년이 정치의 중심으로 오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 결집된 2030 남성 표심에 더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통해 2030 여성들이 정치에 적극 유입되고 있다. 이 후보의 아슬아슬한 패배는 불이 지펴진 젊은 여성들의 정치 관심도에 되레 기름을 부었다. 역대 최소 표차이로 정치적 효능감을 제대로 맛본 여성들은 이제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입당 러시 등을 통해 지지층으로서의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민주당도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직후 꾸린 비대위 공동위원장으로 20대 중반의 박지현 전 선대위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을 임명했다. 대선 패배 요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당의 방향을 결정하는 태스크포스의 수장으로 2030 여성을 임명한 것은 추후 민주당이 이들의 지지를 적극 수용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아직 멀었다. 지난달 31일 열린 의원총회는 그 방증이다. 중진인 설훈 의원은 인사말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온 박 위원장을 향해 "얼굴을 잘 모른다. 마스크 잠깐 벗고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부 민주당 남성의원들은 좌중에서 "텔레비전에서 나온 거하고 틀려(달라)"라고 거들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설 의원은 해당 발언의 의도에 대해 "그동안 박 비대위원장을 만날 기회가 없어 선의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모와 연결돼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점, 당 대표급인 비대위원장에게 얼굴을 내보이라는 요구 자체가 결례라는 지적 등이 쏟아졌다. 2030 여성들은 '꼰대 소리 듣기 딱이다', '박 위원장이 40대 남성이었으면 저랬을까', '대체 어느 당대표한테 저렇게 구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한 개인 의원의 발언으로 치부하기에는 민주당이 아직 보여준 게 없다. 오히려 민주당은 과거에 연속된 성관련 범죄 추문으로 '더듬어만진당'이라는 오명까지 썼고, 아직 그 오명을 떨쳐내는 혁신이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당이 부르짖는 변화와 혁신에서 의원 개개인의 인식 변화는 필수다. 마침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철저하게 쇄신하고 변화하려면 이번에 입당한 2030 여성들의 변화 요구를 제대로 당 안에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2030 여성들의 지지세를 민주당이 희망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만큼, 더욱 처절한 변화와 혁신의 자세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