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6개월’ 계속 거주권 보장됐지만… 전셋값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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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6개월’ 계속 거주권 보장됐지만… 전셋값은 폭등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1.24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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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계약 땐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적용 안 돼
같은 평형인데 신규 13억8000만원·갱신 7억7000만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새 임대차법 시행 6개월. 상당수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5%) 덕에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신규 계약 때에는 이런 혜택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전세 물건이 줄고 전셋값이 크게 뛰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7.32% 올랐다. 9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2018년(-2.47%), 2019년(-1.78%)까지만 해도 하락했지만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새 임대차법이 통과된 직후 상승세가 급격히 가팔라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0.15~0.45%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전셋값이 임대차법이 통과된 7월 0.51%로 올랐고 그 이후에도 상승 폭을 계속 넓혀 12월에는 1.02%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상승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새해 첫 달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 누적 상승률이 0.75%에 달한 것이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은 현재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까지 확산하고 있다. 우선 서울에서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8∼12월 강남 4구 전셋값은 5.33% 올라 서울 전체 권역 중에서 가장 많이 가격이 뛰었다.

지난해 전체로 기간을 확대하면 상승률은 9.04%나 된다. 송파구가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간 5.71%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동구 5.63%, 강남구 5.09%, 서초구 4.92%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 상위 4개 지역이 모두 강남 4구였던 셈이다.

강남 4구 이외 지역의 전셋값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8∼12월 동작구가 4.36% 오른 것을 비롯해 마포구(4.21%)와 관악구(4.03%) 등이 서울 평균(3.52%)을 웃돌았고, 성동구(3.15%)와 성북구(3.12%), 노원구(3.01%) 등도 4개월 동안 3% 넘게 올랐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셋값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4개월 동안 5.08% 올랐는데 이는 직전 8개월간의 상승분을 뛰어넘는다. 

특히 하남(10.36%)을 비롯한 수원 권선(10.27%), 광명(9.40%), 용인 기흥(9.12%), 고양 덕양(8.01%) 등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가팔랐다. 인천에서는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12.77%) 전셋값이 가장 크게 뛰었다. 

서울에서 밀려난 임대차 수요가 수도권으로 넘어가면서 이들 지역도 불과 몇 개월 새 전셋값이 수 억원 뛴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천도론’으로 집값이 크게 뛴 세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만에 38.39% 폭등했다. 같은 기간 울산(11.48%), 경남 창원(7.77%), 대전(7.54%), 충남 천안(6.95%), 부산(4.94%) 등 전국 대부분 지방의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전셋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 매물 잠김 현상과 신규 계약 시 높은 임대료 요구 등 부작용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전셋값이 단기간에 크게 뛰면서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인데도 2배 가까이 차이 나는 ‘이중 가격’ 현상이 나타났다. 신규 계약의 경우 수억원씩 뛴 시세에 맞춰 계약서를 쓰지만, 갱신계약은 2년 전 보증금에 5%만 더해 연장하기 때문에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8㎡는 이달 11일 보증금 13억8000만원(19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는데, 같은 달 15일 7억6650만원(8층)에 다른 계약이 체결됐다. 나흘 사이 같은 평형의 전세 실거래가가 6억원 넘게 차이가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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