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대수술 안통하네”…보험료 무더기 상승 전망
상태바
“실손 대수술 안통하네”…보험료 무더기 상승 전망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12.21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분별한 비급여 진료에 올해 적자 규모만 3조원 추정
인상폭 두고 당국-업계 진통…“최소 20% 이상 올려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내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의 보험료가 크게 오를 전망된다. 실손보험의 대대적인 개편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비급여 진료 영향에 보험사의 누적 적자규모가 올해 3조원을 넘어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는 내년 1월 실손보험 갱신을 앞둔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예상 인상률을 알리는 상품 안내문을 최근 발송했다. 보험료 인상 안내문이 발송된 대상은 2009년 10월 팔리기 시작한 ‘표준화 실손’과 2017년 3월 도입된 ‘신(新)실손’ 가입자 가운데 내년 1월 갱신이 도래하는 고객들이다. 2009년 10월 이전 상품인 구(舊)실손 갱신 시기는 내년 4월이어서 이번 안내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보험사들이 무더기로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에 시동을 걸고 있는 배경은 ‘적자’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3분기까지 추세로 볼 때 올해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도 130%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보다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중증질환보다는 의원급 진료비, 특히 도수치료와 다초점 백내장 수술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가 위험손해율 증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한 실손 손실액은 3분기 2조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고, 연말 기준 실손보험 손실액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손해율이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면이 있지만 여전히 실손보험 손해액은 보험사가 감당할 수준이 넘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손보험이 제2의 국민보험으로 불리고 있지만 늘어나는 손실액에 생보사를 중심으로 실손보험 판매 중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보험료를 법정 인상률 상한선(25%) 수준까지 올려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험업계는 작년 말 구실손과 표준화 실손에 대해 올해 두 자릿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당국의 반대로 9%대 인상에 그쳤다.

우체국의 경우 일찍이 내년 11.6%의 보험료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우체국은 내년 1월 갱신을 앞둔 고객들에게 내년 실손보험 예상 인상률 11.6%(1년 갱신)을 알리는 자동갱신 안내문을 공지했다. 우체국 보험의 3·4분기 누적 실손보험 손해율은 125%였다. 누적 손실액 규모는 879억원이다. 우체국은 국가기관으로 분류돼 보험업감독규정상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률을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4세대 실손’ 상품은 내년 7월 출시 예정이어서 전체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보험료 인상률이 업계의 요구수준에 못 미치더라도 두 자릿수로 결정된다면 가입자의 불만도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매년 보험금을 거의 청구하지 않거나 소액을 청구하는 대다수 가입자는 보험 유지를 놓고 또다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체 가입자의 약 66%는 보험금을 전혀 청구하지 않았다. 정성희 보험연구원의 연구위원은 “보험계리(計理) 수치만 놓고 보면 20% 이상 올려야 하지만 국민 3400만명(단체보험 제외)이 가입한 보험인 만큼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인상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