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우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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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우지 말아야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0.11.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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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법의 맹점을 이용한 각종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문제에 시장 전체를 통제해 악용행위를 막으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추세다. 

최근 중소기업계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지만, 아직 갈 길은 한참 남은 실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2일 중소기업 단체장들과 국회 본관에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방문해 최근 현안이슈를 전달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중소법인 초과유보소득 과세방침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우려 △주52시간제 계도기간 연장 및 근로시간 유연화 △화관법 정기검사 유예 및 취급시설 기준개정 등 7건이다. 

이중 초과유보소득의 경우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소득세를 법인세로 돌려 줄이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초과유보소득 과세는 최대주주와 가족 등 특수 관계자가 8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개인 유사법인)가 유보금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및 자기자본의 10% 이상 중 더 큰 금액을 회사에 쌓아두고 있으면 이를 배당한 것으로 보고 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유보소득을 보유하는 것은 중소기업의 성장잠재력과 직결된다. 소득을 유보해야 신사업에 필요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기술을 연구개발(R&D)할 여력이 보존된다는 이유에서다. 유보소득을 통해 각종 경제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셈이다. 

정부의 스탠스는 일부 범죄자가 숨은 건물 전체를 무너트리려는 행위로 해석 가능하다.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80% 이상인 유사법인은 전체 중소기업의 49.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중소기업은 극히 일부다. 금융 시장에서의 조달 등을 통해 지분을 판매해야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업초기에 가족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도 특수관계인에 포함돼 타깃에서 벗어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중소기업계는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대한 중소기업 2차 의견조사’에 따르면 응답 중소기업의 90.2%가 초과 유보소득 과세를 반대했다. 1차 조사보다 28.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중소기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기획재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을 공개했다. 기재부는 수동적인 수입이 50%가 되지 않는 적극적 사업법인에 대해서는 2년 이내 투자 상환, 고용 및 R&D 지출을 위한 적립금액에 대해선 유보금액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기재부의 의도에는 공감한다. 조세를 회피하려는 사람들을 근절하기 위한 수단을 내놓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세부사항을 고심하는 것보다 입법 준비 이전 대상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먼저로 보인다.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에 불을 놓으면, 복구조차 어려운 만큼 세심한 입법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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