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신원사 “‘사격장’에서 쏘아올린 포탄 ‘부처님’ 머리위로 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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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신원사 “‘사격장’에서 쏘아올린 포탄 ‘부처님’ 머리위로 날아”
  • 차영환 기자
  • 승인 2020.10.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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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스님, “엄청난 소음과 머리위로 날아가는 포탄 목격”
포항 수성리 군 사격장 입구

[매일일보 차영환 기자] 포항 수성리 입구에 들어서면 포를 실은 차량과 군인들의 이동이 목격된다. 바로 인근에 군 사격장이 있기 때문이다. 총으로 무장한 군인이 이곳을 지키고 있고 수성리 시민들이 사격장 이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여기저기에 걸어놓은 이유이다.

이곳에 사는 수성시민들의 수성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자주포 포목선에 인접한 작은 사찰의 주지스님이 포성과 머리위로 날아 다니는 포탄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수성사격장은 지난 60여년간 곡사화기, 직사화기, 전차, 헬기등의 사격장으로 운영됐으나 지난 2월 주한미군의 아파치 헬기 사격장을 포천에서 수성사격장으로 변경한 것을 계기로 주민들의 항의와 폐쇄촉구 목소리가 높아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곡사화기 포목선에 인접한 한 작은 암자 주지스님의 호소가 전해지고 있다.

지원 스님이 포탄이 날아가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7년 전 건립된 사찰인 ‘신원사’의 지원스님은 “사격훈련을 하면 절 부근으로 포탄이 날아간다”며 “소음도 엄청나지만 날아가는 포탄이 눈에 보일 정도여서 그 불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원스님은 사찰을 매입할 것을 요구하는 민원을 국방부에 제기했으나 ‘신원사는 포탄이 날아가는 포목선 상에서 이격된 지역’이며 ‘소음은 「적」 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한 교육훈련 중 불가피하니 양해’하라는 내용의 답변을 받았다.

지원스님은 “포탄이 날아간다는 소문에 신도들도 기도하러 잘 오지 않아 사찰을 운영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며 “앞으로 부처님을 어떻게 모셔야 할지 막막하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신원사’의 주장에 대해 수성사격장 포항해병대 관계자는 “해당 사찰은 포목선에서 300미터 가량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그 정도면 머리위로 포탄이 날아간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공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의 답변은 “포목선의 바로 아래 위치하지 않으면 보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탄 착지점에 설치된 출입금지 알림 LED판

한편 ‘신원사’의 민원내용에도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사찰부지를 임차해서 ‘신원사’를 건립했는데 부지매입을 군측에 요구한 것.

이에 대해 지원스님은 “군에서 신원사를 매입하거나 사격장을 이전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 줄 알았다”며 “지금 보니 땅 주인도 아닌데 매입을 요구한 것은 절차에 맞지 않는 것 같다”라고 전한 뒤 “신원사를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다시 민원을 제기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신원사’가 사격장 근처에 사찰을 건립한 것이 현명한 결정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7년간 소음과 불안 속에서 사찰을 운영하고 생활한 스님의 “조용한 곳에 부처님을 모시고 싶다”는 호소에 군과 사회가 귀 기울이는 배려 역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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