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새 임대차법 개정에 집주인·세입자 갈등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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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새 임대차법 개정에 집주인·세입자 갈등만 고조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10.15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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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임대차법 후 분쟁 상담건수 전년 대비 60.7% 폭증
"추가 보완책 마련돼야"…서울 전셋값 68주 연속 상승세
정부가 임차인의 안정적인 주거를 위해 새 임대차법을 도입했지만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갈등만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임차인의 안정적인 주거를 위해 새 임대차법을 도입했지만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갈등만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정부가 임차인의 안정적인 주거를 위해 새 임대차법을 도입했지만 되려 부작용만 속출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놓고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이 고조된 것이다. 이로 인해 새 임대차법의 시행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이 지난 7월 31일 시행된 이후 8월과 9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 상담 건수는 총 1만783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만1103건) 대비 60.7%(6736건) 급증한 수준이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혼란스러워진 시장 분위기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그 중에서도 계약갱신청구권을 놓고 집주인과 첨예한 갈등이 이뤄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집을 2년간 사용한 뒤 1회에 한해 임대차계약의 연장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 제도에 발이 묶이면서 집주인이 집을 매매하거나, 세입자를 받는 과정에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례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거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과도한 이사비를 요구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일시적 2주택자가 된 집주인을 상대로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이를 원하지 않을 경우 이사비와 복비를 챙겨달라고 협박하는 것이다.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히며 계약갱신청구권을 거부한 후 몰래 집을 내놓아 공분을 산 경우도 있다. 새 임대차법은 주인의 실거주를 계약갱신의 거절 사유로 인정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허위로 갱신을 거절한 상황인 만큼 분쟁의 여지가 다분하다.

반대로 세입자가 집주인의 실거주 여부를 놓고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존재했다. 집주인이 실거주 사실을 입증할 때까지 전셋집을 빼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해당 사례는 현재 집주인과 세입자간 소송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집주인과 세입자간 갈등이 고조된 이유에 대해 전세난을 꼽았다. 제도 도입 초기단계인 것도 있지만 최근 들어 매물 잠김 현상과 더불어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집주인과 세입자간 갈등이 격화됐다는 주장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이 이날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8% 오르면서 6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셋값도 같은 기간 0.16% 상승해 63주 연속 오르고 있는 추세이다.

성급한 새 임대차법 도입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충분한 유예기간을 거치며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개선하지 않아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만 부추겼다는 논리이다. 아울러 이번 전세난과 같이 외부 요인에 대한 대응책 역시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확보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너무 서둘러 제도를 도입한 부분이 없잖아 있다”면서 “이번 전세난과 맞물려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한 문제가 여럿 발생해 추가적인 보완책이 마련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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