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노무현 저격수, 현명관 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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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노무현 저격수, 현명관 간택?’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6.02.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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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전 회장 한나라 행 ‘삼성 노 정권과 등 돌리나?’
일각 ‘현명관 한나라 행, 이건희 전략적 판단’ 관측
현명관 ‘이 회장 관련 없어, 개인적 판단일 뿐’ 강조

▲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매일일보=권민경 기자] <삼성그룹(이하 삼성) 이건희 회장의 최측근 중 하나였던 현명관(65) 전 삼성물산 회장이 최근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전 회장은 현재 한나라당의 가장 강력한 제주지사 후보.

그런데 일각에서 현 전 회장의 한나라당 입당이 이건희 회장과의 사전교감에 의한 일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는 곧 이 회장이 노무현 정권에서 등을 돌리는 신호탄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현 전 회장은 지난달 한나라당 입당식에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이건희 회장과 사전 상의한 바 없다”며 “개인적인 차원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또한 “삼성은 정치와는 언제나 중립이며 정치에 관여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해 자신의 한나라당 입당과 삼성과의 연계설을 적극 부인했다.

삼성 역시 “현 전 회장의 정치권 진출은 회사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언론과 재계, 심지어 정치권 일각에서도 현 전 회장의 한나라당 행이 삼성과 무관한, 개인적 선택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한편 현 전 회장은 벌써부터 노 정권을 향해 ‘경제를 말아먹은 갈지(之)자 정권“이라며 신랄한 비판을 시작했다.

과연 현 전 회장의 이런 행보가 일각의 추측처럼 이 회장이 노 정권에 등을 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이번에 한나라당에 입당........” 기자의 질문이 채 끝나기 전에 삼성 관계자는 “아, 현명관 제주지사 후보요?” 라고 되물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말 삼성물산 회장직에서 사퇴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현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전경련 상근 부회장에서 물러난 뒤 삼성물산 회장직에 복귀했지만 경영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재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현 전 회장과 삼성과의 관계를 단번에 분리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 전 회장은 27년간 삼성에 재직하면서 이 회장의 가신 중 하나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또 이 회장이 이른바 ‘신 경영’ 개혁을 추진했던 지난 93년부터 96년까지 그룹 비서실장을 지내며 이 회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해 왔다.

그런 만큼 현 전 회장에 대한 이 회장의 신임이 높았던 것도 잘 알려진 사실.

그런 현 전 회장이 재계를 떠나 정치권에 진출하면서 이 회장과의 사전교감설은 당연한 수순처럼 터져 나왔다.

“본인이 정치에 뜻이 있어 그 길로 간 것 뿐인데, 삼성이 관심을 가질 일, 관여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그리고 그 분(현 전 회장) 재산이 상당해요. 삼성에서 굳이 정치자금이니 뭐 이런 거 도와주지 않아도 걱정 없다는 말이예요. ” 현 전 회장의 한나라당 입당과 이 회장의 사전교감설에 대한 삼성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전에 보고도 없었고, 이 회장은 알지 못한 일입니다”며 “나중에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후에도 그에 대한 얘기는 없었습니다”고 말했다.

현 전 회장 역시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입당과 도지사 출마에 관해) 이 회장에게 직접 알리지는 않았고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에게는 전달했다. 이 회장에게 전달됐는지는 모르겠다” 면서 “그 뒤 이 회장에게서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 내가 결정을 내릴 때 이 회장이 어디에 있었나. 그 얘기하러 유럽까지 갈 건 아니다. 지난 9월 이 회장 출국 이후 연락한 적도 만난 적도 없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 측과 현 전 회장의 이런 설명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언론에서는 연일 현 전 회장의 한나라당 행과 삼성의 연관에 대해 갖가지 분석을 쏟아냈다.

재계 일각에서도 “이 회장 측근 중의 측근이었던 현 전 회장의 행보에 삼성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지 않을 수 있었겠나” 는 반응을 보였다.

이 회장과의 사전교감설 진상은

지난해 삼성관련 X파일 사건을 보도했던 MBC 이상호 기자는 최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서 현 전 회장의 한나라당 입당과 관련 “이는 이건희 체제에서 고도로 기획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이어 “이 회장이 가장 아끼는 인물이 정치판에 뛰어드는데 이 회장이 보고받지 않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고 말했다.

또 현 전 회장의 “삼성의 공식 입장과 분리해서 생각해 달라”, “이 회장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 는 말에 대해 “X파일 자체가 인간 이건희 회장의 모습을 아주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면서“이 회장은 현 전 회장이 독자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도록 용인하는 인물이 아니다” 고 단언했다.

특히 이 기자는 “이건희 회장은 일개 피라미 검사들에게 준 돈까지 챙기고 돈을 전달받은 정치인들의 반응까지 꼼꼼히 챙긴다”고 X파일에서 나타난 이 회장의 모습을 들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현 전 회장의 한나라당 입당은 이건희 체제에서 고도로 기획된 전략적 판단”이라고 규정한 뒤 “안 그래도 X파일 문제로 현 정부와 거리감을 느껴왔던 이 회장이, 그동안 신자유주의를 표방했던 참여정부가 최근 양극화 해소를 아젠다로 던지는 등 경제 철학에 있어서도 방향 선회를 하고 있다고 여기게 되면서, 한나라당에 힘을 실어주고자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명관, ‘이 회장 방향 선회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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