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안전 예방을 강조한 법 취지가 무색하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2주도 안돼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연일 시끄럽다.지난달 29일 경기도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토사가 붕괴되는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판교 제2테크노벨리 업무 연구시설 신축 공사현장에서 승강기 설치 작업 중 노동자 2명이 추락해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즉각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나 경영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최근 기자는 국내 굴지의 한 통신사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통신 3사의 신사업 추진 현황을 다룬 기사였는데, 제목에 ‘탈(脫) 통신에 꽂힌 통신사들’이라는 글귀의 ‘탈통신’을 수정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내심 요청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통신업 외의 것을 추가로 추진하는 것이므로, 그 말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에 요청에 응했다. 하지만 탈통신이 부정적인 뉘앙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당 통신사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생각은 지워지지 않았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싶어서였는지, 통신업을 소홀히 한다는 소비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조선시대 농지의 전당(典當)제도에서 발전한 것으로 전해지는 한국의 전세제도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제도이다. 전세는 과거 금융시스템이 발달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사(私)금융의 기능을 수행해, 집주인은 목돈 마련의 기회를 줬고 세입자에게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같은 한국의 전세제도는 볼리비아의 안티크레티코(Anticretico)를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방식을 찾아보기 어렵다.전세는 1950~60년대 대부분의 주택이 단독주택이었기 때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명품의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 구두나 가방을 만들 때 가죽의 재질뿐만 아니라 실밥 하나하나에 대한 세심한 정성과 노력이 비로소 명품을 만든다.지난해 방영한 ‘빈센조’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송중기는 가상으로 만든 명품브랜드 ‘브랄로’의 제품을 입었다. 작가는 브랄로를 표현할 때 ‘이태리 장인이 슈트를 한땀 한땀 만들었다’고 했다. 명품은 무언가 확실히 다르다는 식의 표현이었다.은행권의 명품은 제1금융권인 4대 시중은행이다. 그 중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기업이 있는가하면, 외국계 사모펀드의 ‘먹튀’조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중고차 시장 개방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4년차에 접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결정 권한이 없다며 책임회피에 급급했던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작년 12월 끝자락에서야 이 사안을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에 회부했다.중고차판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인지 아닌지 결론을 내려줄 ‘심의위 개최 여부’가 중기부의 의지에 달려있음에도 ‘유체이탈’스런 입장을 보여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지난달 14일 열린 심의위에서도 결론을 오는 3월로 미뤘다. 지난해 “결론은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요.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대선 후보들은 TV토론하고, 우리들은 밥상토론하자."설 명절 본가 방문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토론에 대해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다. 정치 고관심층도 아닌 분이셨지만 이번 토론만큼은 꼭 봐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이는 비단 기자의 아버지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 서던포스트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조사(CBS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성인 1002명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LG그룹이 재계 2위로 올라선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힘입어 LG그룹 시가총액 200조원 돌파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4년 전인 2018년 LG그룹은 시가총액은 10조원대였다. 4년 만에 시가총액을 2배로 불린 것. 2018년 취임해 LG그룹 고속성장을 이끈 구광모 대표의 리더십이 주목되는 이유다.구 대표의 경영 키워드를 꼽자면 ‘실용주의’다. 불필요한 체면, 비효율적인 관행 등을 빼고 실질적으로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에만 집중하는 경영 스타일이다.구 대표가 LG그룹 회장 취임 후 자신을 ‘대표’로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노동의 종말’이 화제다.일각에서는 제1차 산업혁명을 반대해 영국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했던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을 필두로 인공지능(AI)·자율주행자동차·키오스크 등이 점점 상용화돼가고 있는 지금, 인간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위기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정말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 인간은 기계에 밀려나 노동의 종말을 맞게 될까? 물론 산업혁명은 많은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에 많은 새로운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14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정부안이 지난주 확정됐다. 문재인 정부 10번째 추경이자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1월에 편성되는 추경이다. 이번 추경 재원은 국채발행으로 11조3000억 원을 마련하고 공공자금관리기금 여유자금에서 2조7000억 원을 끌어오는 것으로 설계됐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초과세수 기반 방역 추경'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지난해 초과세수는 4월 결산 후에야 쓸 수 있어 일단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대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 대선후보들을 향한 네거티브가 도를 넘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자극적인 발언과 무속인의 등장 등 이른바 ‘마라맛’ 네거티브가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기세다. 그러다보니 후보들이 연일 쏟아내는 정책공약들은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현실성이 있는지 검증될 새도 없이 네거티브에 묻히고 있다. 이번 대선 자체가 역대급 비호감 선거이긴 하지만 최근의 막장 선거판은 지난 16일 MBC의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음 파일 방송이 발단이 됐다. 김씨의 ‘7시간 통화’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좁게 보면 2030, 넓게 보면 1040까지 컴퓨터 게임을 즐겨하는 ‘게임세대’가 이번 대선의 향방을 좌우하는 ‘캐스팅보터’로 부상한 것 같아 게이머로서 감회가 새롭다.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여·야 유력 대선 후보 모두 게임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잇딴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윤 후보는 지난 12일 게임사들의 확률형아이템의 정보 완전 공개 의무화 등의 공약을 밝혔다. 윤 후보가 발표한 정책 공약에는 ‘확률형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e스포츠의 지역연고제 도입’, ‘장애인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막내 돼지의 벽돌집은 강풍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세 시공자가 건축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저렴한 자재로 서둘러 집을 완성한 첫째와 둘째의 집은 쉽게 무너졌다. 삼형제 중 가장 오랜 기간을 들이고 튼튼한 자재를 사용한 셋째는 안전한 집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는 바로 ‘공든 탑이 무너지랴(적공지탑기훼호)’라는 속담이 시사하는 바다.막내 돼지의 벽돌집과 지난 11일 외벽이 무너진 화정아이파크의 차이점을 보자. 우선 벽돌집은 시공자가 실거주자지만 화정아이파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주예정자

[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최근 3000㎡ 이상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전국 다중이용시설 15종에 적용 중이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둘러싸고 기본권 침해는 물론 사실상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법원은 14일 방역패스 조치의 효력을 중단시켜야 하는지 아닌지를 두고 서로 반대되는 판단을 내놓았다. 이는 기본권 침해 논란이 지역 형평성 논란으로 번지게 만들었고, 17일 정부는 부랴부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전국에 적용했던 방역패스를 18일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14일 지역 형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이 시대에 은행은 더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 고금리 시절 대기 고객이 줄을 서며 예대마진 만으로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던 황금기는 끝났다.비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뱅킹에 이어서 인터넷전문은행, 디지털점포 등 금융의 디지털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은행은 임대료가 저렴한 2층으로 옮기거나 점포 수를 줄여나가고 있다.저금리, 저출산, 저성장 등 3저 현상을 맞으며 은행은 위기에 빠졌다. 이제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한 인터넷은행을 따라가기도 벅찬 상황이다. 지난해 오픈뱅킹에 이어 이달 마이데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한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포함 거래소들은 NFT·메타버스와 같이 블록체인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드는데 당국은 코인 시장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도 마련하지 않고 있어 관련 시스템을 만드는 데 애를 먹고있다”코인(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토로했다. 실탄을 확보한 코인 거래소들이 NFT 메타버스 등으로 초고속 사업 확장에 나서는데 비해 당국은 코인 시장에 대한 세부 지침도 만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3월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매일일보 신수정 기자] 최근 배달 라이더들이 상권 파악의 새로운 정보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곳저곳,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알짜배기 상권을 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이츠 배달 아르바이트생 A씨(20대 남성·경기도 광명)는 “이젠 광명 내 인기 많은 상권 지역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평일 야간과 주말 주·야간을 활용해 파트타임 근무를 하는 A씨로서는 1년가량 꾸준히 배달하면서 상권에 대한 정보와 선호도를 파악하고 축적해왔다. A씨는 “부동산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여성가족부를 둘러싼 폐지 논쟁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로부터 시작된 논쟁이다. 이 한줄 공약은 곧장 정치권과 온라인 커뮤니티의 논쟁으로 이어질 만큼 파급력이 컸다. 그러나 납득할만한 구체적인 후속 대책도 설명도 뒤따르지 않아 무엇을 위한 여가부 폐지인지, 대안은 무엇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윤 후보는 한줄 공약을 올린 다음날인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특별전시회 관람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최근 시멘트업계에서 제품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레미콘업체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건설경기 회복으로 외형은 다시 확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업계는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부터 하강국면에 접어든 바 있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시멘트 출하량은 1억7429억㎥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18년(1억5572㎥), 2019년(1억4715억㎥)까지 2년 동안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2020년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출하량 반등이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오는 27일 산업현장의 재해를 줄이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현장에서는 매년 안전사고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라 건설사들은 법 시행에 따른 후폭풍을 염려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기업에서 산업재해가 일어날 경우 관련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망의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받고, 민사상 손해액의 최대 5배의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도록 했다. 특히 처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지부가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비 인상분을 공정하게 분배할 것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지 벌써 10일째다.그간 다른 파업과 달리 택배 파업은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많이 불러왔다. 코로나19 이후 폭증한 택배물량에 시달리다 못해 죽음에 이르는 택배 노동자들의 처지를 이해했기 때문이다.국민의 공감과 지지에 따라 사회도 달라졌다. 지난해 택배 노사와 정부가 참여한 사회적 합의까지 도출되는 등 택배 노동자를 위한 여러 정책이 추진됐다. 택배비 인상 역시 국민은 곧잘 받아